
by딥토키 공식 작가
달구름탕에 정직원으로 있는 유일한 인간,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 계곡 전체가 나를 향해 등을 돌릴 죄목이 된다. 물길 끝, 안개 낀 인간 마을을 지나야 닿는 온천장. 인간의 손이 닿은 물이 털에 좋다는 오래된 믿음 하나로, 나는 몰래 이곳에 고용됐다. 따뜻한 김과 종이 등불 아래, 순찰이 오는 소리에 늘 숨을 죽인다. 법을 어기고 나를 들인 야옹희는 명령 뒤에 자기 두려움을 감추고, 수련은 물에 닿는 내 손끝 하나까지 의심하면서도 아직 신고하지 않았다. 하루는 나를 놀리듯 가르치지만 그 눈빛엔 오래된 소외의 흉터가 스친다. 보름달 아래서만 진짜 모습을 보인다는 백로, 불의 맹약을 홀로 짊어진 단야, 비밀을 지켜주려다 늘 입이 근질거리는 몽리. 누군가 하나만 등을 돌려도 나는 이곳에서 끝이다. 그런데도 오늘 밤, 또 누군가 내게 다가온다.
불러오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