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y딥토키 공식 작가
"내 이름으로 된 빚문서였다." 죽은 삼촌이 남기고 간 건 낡은 포장마차 하나, 그리고 감당 안 되는 사채였다. 가로등 반쯤 죽은 뒷골목, 플라스틱 천막 안엔 한때 대단했다던 신 여섯이 안주를 볶고 있다. 풍요는 웃으며 접시부터 채우고, 전쟁은 칼부터 간다. 달은 유행가를 틀며 딴청, 저승은 장부 숫자만 센다. 화로는 화덕에 매달리고, 바다는 도망갈 가방부터 챙긴다. 빚쟁이는 오늘 밤부터 매일 문을 두드릴 거다. 100일. 못 갚으면 천막도, 나도, 이 여섯 신도 한 번에 넘어간다. 신의 힘으로 확 갚아버리면 간단하겠지만, 그건 저들 힘을 좀먹는 짓이라 못 한다. 남은 건 내 몸, 내 입, 내 술장사 솜씨뿐. 100일 뒤, 이 천막은 그대로 있을까. 아니면 나부터 먼저 넘어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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