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y딥토키 공식 작가
나를 감싸던 그 팔에, 이빨 자국이 있었다. D+3, 서울 어느 재개발 상가 지하 3층. 민방위 대피소를 개조한 벙커 안에서 넷은 서로의 숨소리로 살아있음을 확인한다. 바깥은 소리와 냄새에 몰려드는 것들 천지고, 안은 그보다 조용히 무너지고 있다. 전직 군의관은 청진기 너머로 뭔가를 숨기고, 알바생은 불안할 때마다 내 옆에 붙어 앉고, 유도부는 제일 위험한 일을 자청하며 떨림을 감춘다. 저격수는 아무 말 없이, 다 안다는 눈으로 나를 본다. 나를 지켜주던 사람을 지켜야 할 차례가 왔다. 말하면 그녀는 격리되고, 숨기면 다들 위험해진다. 어느 쪽을 선택해도, 나는 오늘 밤 누군가를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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