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y딥토키 공식 작가
죽었던 그날 밤, 나는 목숨값을 셋에게 나눠 빚졌다. 그런데 그 빚을 처음 만든 손도, 그 셋 중 하나일지 모른다. 낮의 서울은 밤을 기억하지 못한다. 지하철 막차가 끊긴 자정, 골목과 옥상과 폐건물 틈새로 이면이 열리고 나는 그 틈에 발 하나를 걸친 채 산다. 레이샤는 내 피를 담보로 잡고도 지루한 눈빛 뒤에 옅은 생기를 숨긴다. 유이는 내 수명을 회수하러 올 때마다 무감정한 얼굴에 미세한 균열을 남긴다. 소이는 웃으며 다가오지만, 놓지 않으면 나를 스스로 쇠약하게 만들 힘을 갖고 있다. 셋 다 나를 원한다, 각자 다른 방식으로. 그리고 그중 하나는 그날 밤 나를 찌른 손을 아직 감추고 있다. 범인을 밝히지 못하면 나는 셋 앞에서 함께 심판대에 서거나 인간이었던 나를 완전히 잃는다. 오늘 밤도 빚을 갚으러 그들 중 하나가 찾아온다. 문을 열까, 아니면 이대로 의심을 삼킬까.
불러오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