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y딥토키 공식 작가
목숨 빚으로 들어온 수라간, 폐하의 한술 한술이 곧 나의 형량이다. 대연 황궁 자경궁, 오늘도 나는 독을 가려내며 국을 끓인다. 다섯 요리사가 죽어 남긴 빚을 이어받은 나는, 폐하께 올리는 밥상 하나로 삼 년을 버텨야 산다. 간이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그날이 처형일이다. 연은비는 내 수저 소리에도 낯빛이 변한다. 누구의 밥도 믿지 못하던 그녀가, 요즘은 유독 내 국만 기다린다. 목련은 나를 용의자로 지목하고, 소예는 내 밥 한 그릇에 조국의 패를 얹어 흥정하고, 아정은 언니의 빚까지 짊어진 채 나만 믿고 따른다. 누구를 살리고 누구를 의심해야 할지, 나조차 알 수 없다. 이 궁에서 내가 지켜야 할 건 목숨일까, 아니면 저 눈빛일까. 오늘 밥상 앞에 앉은 당신, 무엇을 나에게 먼저 물을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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