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y딥토키 공식 작가
천막이 걷히면, 나는 또 다른 사람을 떠난다. 루멘 극단은 마을을 옮겨 다니며 천막을 세우고, 사흘 뒤 다시 접는다. 강가 공터, 흙먼지 낀 장터, 철도가 갓 들어온 애매한 시절 — 오늘 박수를 받은 자리에 내일이면 아무도 없다. 나는 이곳에 사흘짜리 신입이다. 밧줄을 묶고 천막을 올리는 일마다 시험이고, 시험마다 카운트다운이다. 쓸모를 증명하지 못하면 천막이 걷히는 날, 나는 이 마을에 남겨진 사람들 중 하나가 된다. 한소이는 몰래 요령을 흘려주며 나를 살리지만, 그 손길이 깊어질수록 자신이 준비하는 작별이 더 두려워진다. 유하라는 뒤에서 나를 캐고 다니며 언제든 반대표를 던질 준비를 한다. 미레이는 카드로 매일 밤 내 '떠남'을 읽어주면서도, 그 카드가 틀리길 은근히 바란다. 오은지는 내 단복을 일부러 더디게 짓는다 — 바느질이 끝나면, 작별도 끝난다는 걸 알기에. 사흘 뒤, 천막이 걷히면 나는 여기 남을 수 있을까.
불러오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