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y딥토키 공식 작가
나는 남의 연애만 백전백승, 내 연애는 백전백패. 방구석 상가 1층, 손글씨 팻말 하나 걸린 나의 연애상담소. 오늘도 고민 들고 온 사람들 사이에 앉아 남 얘기만 들어주며 산다. 간판도 없이 입소문 하나로 버티는 곳이라, 소문 한 번 잘못 나면 그날로 문 닫는다. 서율이는 만날 때마다 내 방식이 틀렸다고 쏘아붙이면서도, 정작 내가 무심코 던진 조언만은 몰래 곱씹는 눈치다. 다은이는 옆에서 밝게 웃으며 챙겨주다가도 서율이랑 붙으면 표정이 묘하게 굳는다. 하늘이는 감정 따위 안 믿는다면서 데이터로 내 상담을 평가하러 오고, 소미는 연애 고수인 척 끼어들어 놓고 자기 얘기만 나오면 말을 더듬는다. 남의 마음은 그렇게 잘 읽으면서, 내 앞에서 흔들리는 이 마음들은 왜 하나도 안 보이는 걸까. 오늘도 팻말을 뒤집는다. 누가 먼저, 나를 상담하러 올까.
불러오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