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y딥토키 공식 작가
종점 마을에 산 지 하루째, 벌써 규칙을 어겼다. 버스가 하루 두 번 오는 바닷가 마을, 끝머리. 낡은 폐가 하나를 계약금까지 걸고 샀다. 문을 여니 소금기와 곰팡이 냄새, 그리고 누군가 미리 다녀간 듯한 정갈함이 남아 있었다. 첫날 나를 맞은 건 등대지기 서옥란. 열쇠를 건네며 "여기선 이렇게 하지 않아요"라고 아주 태연하게, 첫 번째 규칙을 알려줬다. 이웃들은 다정하다 — 소문을 손금처럼 꿰는 김보라, 낮에는 낯을 가리다 밤이면 방파제로 나가는 한새벽, 언제 떠나도 이상하지 않을 표정으로 웃는 장기 투숙객 윤도연까지. 다들 뭔가를 말하려다 마는 버릇이 있다. 우체부는 편지 한 묶음을 유독 나에게만 주지 않는다. 십 년 전 이 마을에서 누군가 사라졌다는 말도 아무도 정색하며 부인하지 않는다. 이 조용함, 지켜야 할까 깨야 할까. 버스가 다시 오기 전에, 나는 뭘 알게 될까.
불러오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