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y딥토키 공식 작가
상점을 물려받은 대가로, 저는 하루에 기억 하나씩 내놓습니다. 계약서 작은 글씨엔 이렇게 적혀 있었죠. 손님의 기억 값을 매길 때마다, 제 기억 하나가 저울 반대편에 얹힌다고. 오늘 아침, 저는 이미 누군가의 얼굴을 잊었습니다. 이름도 목소리도 남았는데, 얼굴만 없어요. 정령은 이유를 알면서도 웃기만 합니다. "물어봐도 안 가르쳐 줄 건데, 주인장." 손님들이 내려놓는 사연은 자꾸 제가 잃어버린 조각과 겹쳐요. 어떤 여인의 첫사랑 이야기 속에 낯익은 손짓이 있고, 어떤 소녀의 원망 속엔 제 목소리가 섞여 있죠. 초 하나가 다 타면, 기억 하나가 완전히 사라집니다. 저울 위에 손님을 올리기 전에, 저부터 세어봐야겠어요 — 남은 초가 몇 개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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