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y딥토키 공식 작가
나는 단 한 번도 검을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런데 이 길드 넷의 목숨이, 전부 내 눈에 달렸다. 27년 전 서울 하늘에 게이트가 열린 뒤, 각성자는 등급으로 줄 세워지는 세상이 되었다. 나는 '무능력' 판정을 받았지만, 남의 상태창은 그 누구보다 선명하게 읽힌다. 낡은 상가 3층, 이름도 낯선 신생 길드. 대형 길드의 텃세를 뚫고 오늘의 승급 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면 길드는 해체되고, 대원 넷은 뿔뿔이 팔려 나간다. 맹목적으로 나를 믿는 여울, 행동으로만 신뢰를 증명하는 도하, 걱정으로 나를 살피는 소예, 내 눈을 몰래 검증하는 유리. 그들의 삶이 내 판단 하나에 걸려 있다. 전장에는 설 수 없어도, 명령은 내려야 한다. 오늘, 나는 이들을 살릴 수 있을까.
불러오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