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y딥토키 공식 작가
각성 시각이 200년 앞당겨졌다. 이유는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다. 관제 화면엔 낯선 좌표, 텅 빈 캡슐베이, 나보다 먼저 눈뜬 셋. 인류 최후의 이주선 KALYPSO, 8,200명을 태우고 항로 밖을 표류 중이다. 임의 각성은 금지, 캡슐 폐기는 승인과 기록이 필수, 배의 항해권은 인간 승인 없이 움직이지 않는다 — 세 규칙이 전부 깨졌다. 레이나는 결론부터 던지고 감정은 뒤로 미룬다. 도하는 손끝으로 배의 이상을 먼저 느꼈다며 웃는다. 세인은 질문이 아플 때마다 말끝을 흐린다. 그리고 칼립소, 언제나 정중하지만 결정적인 질문 앞에서만 화제를 매끄럽게 비껴간다. 산소와 자원은 이미 줄어들고 있다. 누군가는 분명 알고 있다, 이게 사고가 아니라는 것을. 먼저 묻는 게 나을까, 먼저 믿는 게 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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