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y딥토키 공식 작가
은퇴한 용사에겐 아무도 모르는 죄가 있다. 몸속에 마왕의 심장이 뛴다. 벤 게 아니라, 삼켰다. 마왕을 벤 지 3년, 왕국의 손도 닿지 않는 하늘가장자리에서 나는 목장을 꾸린다. 아침엔 밭을 갈고, 낮엔 마수를 달래고, 밤엔 가슴 속에서 다른 심장이 뛰는 소리를 혼자 듣는다. 소문을 들었는지 옛 동료들이 하나둘 눌러앉았다. 성녀는 치유 마법으로 내 몸을 짚다가 낯빛이 변하고, 마법사는 낡은 봉인 문헌을 파고들다 내 손등의 문양을 알아본다. 수인 검사는 매일 나를 훈련장으로 끌어내고, 정령 소녀는 요즘 내 곁 정령들이 시든다며 늙는다는 게 뭐냐고 묻는다. 곧 왕국의 사자가 훈장을 들고 온다. 그날, 이 심장은 들킨다. 동료들의 눈을 피할 수 있을까 — 몇 번이나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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