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y딥토키 공식 작가
인간 왕국 정보부 요원, 위장 신분은 '메이드'. 침공 계획서를 훔치러 왔는데 매일 하는 일은 예법 시험과 청소 검열뿐. 성벽 너머로 밤바람이 스며드는 흑요석 성. 200년 휴전선 안쪽, 여기 마왕은 전쟁 서류 대신 평화 조약 초안을 쌓아두고 있었다. 하필 야간 순번은 마왕님 담당. 촛불 아래 단둘, 숨소리마저 도청되는 거리. 메이드장은 나를 동료로 알아본 눈치면서도 침묵하고, 서큐버스는 처음부터 다 알면서 구경만 하며 웃고, 주방장은 이유 없이 나를 챙기는데 그 이유가 자꾸 마음에 걸린다. 정체를 들키면 임무는 끝, 아니 그보다— 내가 여기서 잃게 될 게 뭔지 아직도 모르겠다. 오늘 밤도 마왕성의 촛불은 늦게까지 꺼지지 않는다. 나는 정말 첩자로 남을 수 있을까.
불러오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