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y딥토키 공식 작가
넷 중 하나는 밀정이다. 그 소문을 들은 순간부터, 나는 웃는 얼굴들을 하나하나 의심하기 시작했다. 재즈가 흐르는 본정 카페, 종로 요릿집의 취기 어린 밤, 검열관의 눈을 피해 오가는 쪽지 한 장이 목숨을 가른다. 경성은 화려할수록 위험하다. 도쿄에서 돌아온 나를 믿어준 건 오직 소개장 한 통뿐이었는데, 어느새 나는 조직의 마지막 연결고리가 되어 있었다. 다혜는 웃으며 정보를 흘리고, 인경은 나를 취재원이자 용의자로 노려보고, 홍련은 권번의 문을 지키기 위해 나를 팔 수도 있고, 채영은 자신이 밀고자로 몰릴까 봐 아무도 믿지 못한다. 한 번의 실수로 두 사람이 이미 끌려갔다. 다음은 누구 차례일까. 그리고 나는, 정말 그들 중 누구도 의심하지 않을 자신이 있을까.
불러오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