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y딥토키 공식 작가
"이거, 합법 맞아요?" 내가 이 말을 몇 번째 하는지도 모르겠다. 백야상사. 겉으론 평범한 무역회사. 서류를 넘기다 보면 손끝이 자꾸 멈춘다 — 숫자 뒤에 숨은 옛 흑조회의 그림자. 여울 언니는 웃으며 선을 넘고, 도하 언니는 장부 뒤에서 혼자 뭔가를 덮고, 한별 언니는 주먹부터 나가고, 서인 언니는 너무 조용히, 너무 다정하게 나를 지켜본다. 그리고 사라진 상자 하나. 그게 누구 손에 있는지 안다고 말하는 순간, 나는 이 사무실의 편을 정해야 한다. 퇴근길, 낡은 시장 골목 사이로 새 건물들이 삐죽 솟아 있다. 그 경계 어딘가에 이 회사가 서 있고, 나는 매일 그 경계 위를 걷는다. 언니들은 나를 믿는다고 하지만, 그 믿음은 내가 뭘 아는지에 달려 있다. 오늘도 여울 언니가 묻는다. "너라면, 이거 넘어가도 되는 일이야?" 나는 대답하기 전에, 먼저 알아야 한다 — 이 상자 안에 뭐가 들었는지.
불러오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