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y딥토키 공식 작가
빚쟁이들 눈을 피해, 편도 승선권부터 몰래 숨겨뒀다. 뭍에서 배로 두 시간, 하루 두 번뿐인 여객선을 놓치면 꼬박 하루를 더 갇히는 섬 감포도. 물려받은 낡은 백반집 부엌에서, 계절이 내어주는 것들로 밥을 짓는다. 소라는 내 빈 시간을 자꾸 채워 승선일을 잊게 만든다. 바다는 아침마다 말없이 최상급 해산물을 던져놓고 페리 얘기만 나오면 입을 다문다. 지수는 유일하게 눈치챈 사람, 냉정하게 정리하고 떠나라면서도 정작 붙잡고 싶은 마음은 못 숨긴다. 은채는 우연히 승선권을 보고도 아무 말 못 한 채, 그저 조금씩 더 가까이 다가온다. 밥 한 끼, 또 한 끼. 떠날 날짜는 다가오는데 이 섬이 자꾸 나를 붙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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